검색결과28건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논란의 프로야구 중계, 그래도 티빙에 기대하는 점

지난 3월 초 CJ ENM은 2024년부터 3년 동안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뉴미디어) 계약을 따냈다. 계약 총액이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으로 직전 계약(연평균 22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었다. 워낙 많은 금액을 투자한 만큼 CJ ENM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이 어떤 중계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난 9일부터 시범 경기 중계에 나섰는데 기본적인 야구 용어는 물론이고 야구 콘텐츠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다.홈인을 홈런으로 착각한 건 애교 수준이었다. 선수 등 번호를 타순으로 표기하는 부분은 헛웃음까지 나왔다. 경기 후 주요 편집 영상이 20분에 이를 정도로 길어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게다가 영상에 노출되는 광고 시간도 길어 접근성마저 떨어졌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총체적 난국이다. 이에 야구팬의 분노와 질타가 쏟아진 건 너무나도 당연했다.티빙이 유무선 중계방송권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건 1월 5일이다. 시범 경기 중계까지 두 달여 남은 시점이었다. 프로야구 콘텐츠를 다뤄 본 경험이 없는 티빙에 두 달이라는 시간은 매우 중요했다. 야구 문외한이 프로야구 콘텐츠 시장에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기존 인력을 영입,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게 상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티빙은 인력 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가 지금의 사태로 드러났다. 신의 창조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콘텐츠는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데 있다는 걸 망각한 것이다. 논란 속에서 티빙에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도 나왔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인지했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라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또 "많은 이슈를 실시간으로 대응,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치했다. 아직 남아있는 부분과 관련해선 개선 방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주희 대표의 공개 사과를 보면서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한 논란이 떠올랐다. 게이머 김블루가 '배틀그라운드 관리 등이 전혀 안 돼 더는 게임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이에 게임 운영사인 그래프톤의 김태현 디렉터가 김블루 방송에 나와 해명하고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혀 게이머와 팬들의 마음을 돌린 적이 있다. 최주희 대표의 공개 사과도 이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최근 야구계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최고 책임자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을 본 적이 얼마나 있었나. 대개 도마뱀이라도 된 듯이 중간 관리직을 내세워 꼬리를 자르는 데 급급했다. 그런 점에서 최주희 대표의 사과는 야구 콘텐츠를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한 조직의 리더라는 자리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사실 티빙의 수준 낮은 방송과 관련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이전 사업자 등에게 중계권을 재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야구 콘텐츠 노하우를 쌓기는 어렵다. 실수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게 티빙에 있어 최선의 시나리오다. 실제로 티빙은 하이라이트와 유튜브 업무 등을 맡은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계약 파기를 검토하는 등 빠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최고 책임자의 공개적인 사과 속에 티빙이 앞으로 얼마큼 야구팬의 요구에 걸맞은 방송을 해낼지 지켜볼 부분이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4.03.19 07:01
프로야구

그래서 강백호는 일본전에 출전할 수 있나

벼랑 끝에 몰린 한국. 부상과 부진, 그리고 논란 변수가 일본전 선수 기용에 어떻게 작용할까. 한국은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와의 1라운드(B조) 1차전에서 7-8로 석패했다. 호주의 전력은 예상보다 강했고, 한국은 조 2위까지 가능한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오후 7시 '홈팀'이자 '숙적'인 일본을 상대한다.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다르빗슈 유·요시다 마사타가 등 메이저리거들이 출격한다. 9일 중국전 선발로 나선 오타니는 선두 타자 포진이 유력하고, 다르빗슈는 선발 투수로 나선다. 일본엔 자국 리그 최고 선수들도 대거 발탁했다. 특히 2022시즌 홈런 56개를 친 무라카미 무네타가가 요주의 선수다. 중국전에서 무안타(2삼진)에 그쳤는데, 그게 오히려 더 우려된다. 배트에 맞을 때가 됐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참담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투수가 안타나 홈런을 맞고, 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주루에서 집중력이 부족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강백호는 4-5, 1점 지고 있던 경기 후반(7회 말) 2루타를 친 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채 세리머니를 하다가 태그아웃됐다. 해외 언론에 조롱을 샀다. 한국은 '일본 킬러' 김광현을 선발 투수로 내세워 위기 탈출을 노린다. 하지만 투구 수 제한(1라운드 기준 65구)이 있는 상황에서 그에게 6이닝 이상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상대는 전통적으로 '콘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즐비한 일본이다. 현재 상황에서 최상의 전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출전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선수들이 있다. 일단 최정과 나성범. 두 선수는 리그 최고의 3루수와 우익수지만, 현재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최정은 SSG 랜더스 2군과의 연습경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평가전에 모두 결정할만큼 정상이 아니다. 호주전에서는 7번 타자·3루수로 출전했지만, 삼진 2개를 당한 뒤 7회 타석에서 강백호와 교체됐다. 나성범도 마찬가지다. 3회 첫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났고, 5회는 사구로 출루했지만, 견제사 당했다. 팀이 4-5로 지고 있던 7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는 삼진을 당했고, 한국이 7-8로 추격한 8회 말 2사 만루에서도 3구삼진을 당했다. 최정이 빠지면, 김하성이 유격수에서 3루수로 이동해야 한다. 이 경우 유격수는 오지환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오릭스 버팔로스전이 그랬다. 하지만 오지환의 타격감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2루수 에드먼도 3루수를 맡을 수 있다. 전지훈련에서 가장 좋은 타격가을 보여준 김혜성이 그 자리를 맡는 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나성범의 자리는 박건우가 메울 수 있다. 박건우는 호주전에서 지명타자로 나섰고, 5회 말 1사 상황에서 대표팀의 첫 안타를 쳤다. 원래 나성범과 박건우가 주전 우익수를 두고 경합했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구원 등판한 '선발 자원' 소형준과 양현종이 부진하며 역전 빌미, 쐐기 득점을 허용했다. 소형준은 6회 초 사구와 안타를 허용했고, 양현종은 연속 2안타를 허용한 뒤 홈런까지 맞았다. 그래서 전문 구원 투수 정우영과 정철원, 이용찬 그리고 고우석 어깨가 무겁다. 특히 2022시즌 KBO리그 세이브 1위 고우석은 대회 개막 전 목과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다. 호주전도 시작 전에 등판 불가 방침이 내려졌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강백호다. 그는 현재 모든 야구팬의 질타를 받고 있다. 그가 중요한 시점에 저지른 '전대미문' 본헤드 플레이 탓에 대표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게 사실이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전에서 상대 선발로 좌완 투수가 나오자, 강백호 대신 박건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강백호는 대표팀 훈련과 평가전까지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전략적인 이유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일본전 선발 투수는 다르빗슈 유다. 오른손 투수다. 순리라면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강백호가 나서는 게 맞다. 특히 강백호는 커브나 체인지업처럼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변화구엔 약한 편이지만, 몸쪽(좌타자 기준)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는 곧잘 공략한다. 다르빗슈의 주 무기가 슬라이더다. 이강철 감독 입장에선 기본기를 망각하고, 프로정신에 위배되는 행동으로 동료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강백호를 선발로 내세우기 어려울 수 있다. 실력이 선수 선발과 기용에 우선순위였다면, 투수 안우진도 발탁했을 것. 하지만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고, 숙적 일본전이 남아 있다. 강백호는 우투수 상대로 대표팀 공격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다. 호주전에서 감정 관리에 미숙한 모습을 보인 건 맞지만, 그따위 플레이가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 도쿄 올림픽 '껌 논란' 그리고 이번 대회 주루사가 강백호를 대표팀에서 영구 배제할 이유로 충분할까. 향후 국제대회에서 강백호가 필요하다면, 일본전에서 바로 만회할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또 논란을 자초하는 행위를 하면 이전 '괘씸죄'에 더해 비난하면 될 일이다. 일본전에서 지면 한국은 8강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다. 대회를 향한 관심도 소멸한다. 2023시즌 KBO리그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안희수 기자 2023.03.10 14:27
프로야구

[IS 인터뷰]강백호의 자책과 위안 "실패하며 얻은 배움, 야구 인생 힘이 될 것"

강백호(23·KT 위즈)는 지난해까지 굴곡 없는 야구 인생을 걸었다. 슈퍼루키로 주목받으며 2018년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데뷔 첫 시즌부터 홈런 29개를 때려내며 신인왕을 받았다. 2년 차엔 타율 0.336을 기록하며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2년(2020~2021)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지난해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선 대표팀 4번 타자까지 맡았다. 꽃길만 걷던 강백호는 올 시즌 비바람을 맞았다. 개막 전 오른쪽 엄지발가락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아 4~5월 내내 결장했다. 6월 초 그라운드에 섰지만, 한 달 뒤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다시 45일 동안 이탈했다. 두 번째 복귀 뒤 출전한 40경기에선 타율 0.232에 그치며 부진했다. 강백호는 "지난 8~9월은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큰 고비를 겪은 것 같다. 야구장에서 플레이와 자세, 행동 모두 왜 이렇게 이상해졌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었고, 그 상황을 감당하기도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이전에도 타격감이 크게 떨어진 적이 있었고, 태도 문제로 야구팬 질타를 받으며 마음고생도 했다. 그러나 좌절감까지 느낀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따끔한 충고와 격려를 섞어가며 선수 관리에 힘썼다.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타순도 여러 번 조정했다. 팀 베테랑 박병호도 "(강)백호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후배의 기운을 북돋우려 했다. 강백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전보다 3시간 앞당겨 야구장에 출근해 몸 관리에 매진했다. 시즌 중에는 하지 않았던 근력 강화운동을 시작했고, 체중 감량도 시도했다.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했다. 강백호는 "결국 그 시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내가 더 잘했더라면 팀이 5위가 아닌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변하기 위해 노력한 성과가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에 나타났다. 강백호는 1~4차전 모두 타점을 올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4차전에선 자신의 PS 첫 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치며 KT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강백호도 "위기를 겪었지만, 타격감과 자신감을 조금이라도 되찾고 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목표를 묻는 말에 "기록은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만족하고 납득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한 가지라도 더 배우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 시즌 그는 실패하고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강백호는 "좋은 타자도 10번 중 7번은 실패하는 게 야구다. 그런 종목을 하면서도 그동안 비교적 순탄하게 걸어온 것 같다. 올 시즌 나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한 명의 선수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야구 인생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야구는 결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깨달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겨울 강백호는 근력 운동량을 늘린다. 체중 감량도 시도한다. 2022시즌 목표는 동료들과 같이 출발해 함께 마무리하는 것이다. 강백호는 "이렇게 밑바닥까지 떨어진 뒤 다시 맞이하는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나도 기대된다.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웃었다. 안희수 기자 2022.11.22 18:30
야구

내년에도 뛴다는 박석민, NC는 못 말린다

방역 수칙을 어겨 KBO리그 중단 사태를 일으킨 내야수 박석민(36·NC 다이노스)이 내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임선남 NC 단장대행은 26일 "박석민과 2020시즌을 앞두고 2+1년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 2시즌 동안 3년 차 계약에 대한 요건이 충족돼 내년 계약까지 실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NC는 박석민과 지난 2020년 1월 계약 기간 3년(2+1년), 최대 34억원에 합의했다. 세부적으로는 보장 2년 16억, 3년 차 계약 실행을 포함한 총 옵션은 18억원이었다. 박석민은 지난해와 올해 연봉이 각각 7억원이었다. +1 계약이 실행되는 내년에도 연봉이 비슷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석민은 지난해 123경기에 나와 타율 0.306, 14홈런, 63타점 등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59경기에 나와 타율 0.257, 10홈런, 41타점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겨 KBO로부터 72경기, NC로부터 50경기 등 총 12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총 144경기 중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지만 +1 계약이 실행됐다. 임 단장대행은 "계약 세부사항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옵션 달성은 출전 경기 수보다 개인기록 요건 비중이 더 컸다. 박석민은 올 시즌 절반 이상을 나오지 않고도 지난 1년 반의 기록으로도 3년 차 계약이 실행되더라"고 전했다. 박석민은 내년 시즌 개막 후에도 출장정지 징계가 이어져 37경기에 나오지 못한다. 그런데도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마음은 크다. 코로나19를 치료하고 지난달부터 마산야구장에 나와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박석민의 복귀가 야구팬은 탐탁지 않을 수 있다. 박석민을 포함한 4명의 NC 선수들은 지난 7월 원정 숙소인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 2명과 함께 맥주를 마신 뒤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로 인해 일부 경기가 취소됐고 급기야 KBO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울러 박석민 등 4명은 강남구청에서 초기 역학조사를 할 때 외부인 2명과 함께한 사적 모임을 사실을 누락해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구단 수뇌부가 사퇴했고, 이동욱 NC 감독도 책임을 통감하고 1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500만원 징계를 받아들였다.거기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KBSN·MBC PLUS·SBS미디어넷·스포티비)는 25일 '리그 조기 종료와 선수들의 일탈로 인해 국민적 여론이 악화돼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며 KBO와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했다. 여론이 악화되고 있지만 박석민의 선수 생활 의지가 강력해 NC로서는 박석민을 안고 가야 한다. 임 구단대행은 "이런 논란이 생길 줄 예상하지 못하고 이미 2년 전에 계약했다. 팬들의 질타가 있겠지만, 내년 계약은 어쨌든 이뤄진 상황"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10.26 11:05
야구

이번엔 ‘껌 씹는 모습’ 사과한 강백호

“선수보다 사람으로 인정받겠다.” 도쿄올림픽에서 ‘태도 논란’에 휘말린 강백호(22·KT 위즈)가 내린 결론이자 각오다. 쏟아지는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성숙한 인간이 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강백호는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질겅질겅 씹었다. 이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야구대표팀이 6-10으로 역전당한 8회 초, 더그아웃에서 보인 그의 모습에 팬들이 분노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했던 박찬호 해설위원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계속 파이팅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원로 야구인들이 강백호를 질책했다. 이후 침묵의 일주일이 흘렀다. 강백호는 1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수원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심스럽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껌을 씹은 건) 충분히 질타를 받을 만한 행동이었다. 신중하게 행동하지 못했고,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역전 당한 상황에서) 허탈하고 아쉬워서 멍한 모습이 나왔다. 경기 내내 그런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무조건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로 인해 (야구대표팀의) 이미지가 안 좋아져서 너무 죄송스럽다”고 했다. 강백호는 홈런이나 안타를 많이 친다고 야구팬이 느낀 실망감이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실력이 아닌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는 “‘야구로 보여드리겠다’는 생각보다 한 사람으로서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강백호는 2019년에도 태도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해 8월 13일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 경기 7회 초 타석에서 상대 투수 김원중을 상대로 파울을 친 뒤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흙을 발로 차며 인상을 썼다. 이 장면을 본 김원중은 상기된 표정으로 강백호를 노려봤다. 분위기가 꽤 무겁고 심각했다. 강백호는 “노렸던 공을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지 못한 자책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야구팬은 강백호가 상대 선수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당시 강백호는 프로 2년 차였다. 마음고생이 컸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그는 “승부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불쾌감을 준다는 걸 알게 됐다. ‘당차다’며 좋게 봐주시는 분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더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나친 승부욕 탓에 오해를 산 2년 전과 달리, 도쿄올림픽에서는 투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이번에도 그는 배움을 얻었다. 그라운드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도 자신의 모습이 주목받고, 논란을 만들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보이는 행동뿐 아니라 마음가짐부터 고쳐먹기로 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강백호는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앞으로 더 많은 팬이 그의 언행을 주목할 것이다. 강백호는 달라질 거라고 약속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17 08:35
야구

위기의 한국 야구, 현실 꼬집고 대안 제시한 이용규

"어린 친구들이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키움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6)가 쇄신 의지를 전했다. 이용규는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의 주중 3연전에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 결승타 포함 5타수 3안타·2타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키움은 이날(12일) LG전이 우천으로 순연돼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 SSG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키움이 0-3으로 지고 있던 1회 말 공격에서 KT 선발 투수 엄상백으로루터 중전 안타를 치며 추격 득점을 해낸 그는, 8회 말 4-4 동점이었던 2사 2·3루에서는 KT 셋업맨 박시영으로부터 중전안타를 치며 2타점을 올렸다. 슬라이더 구사 일변도로 나선 상대 투수가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을 때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경기 뒤 그는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키움은 3연승을 만끽할 수 있는 팀 분위기가 아니다. 지난달에는 투수 한현희와 안우진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원정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빚었고, 후반기 개막과 동시에 야수 송우현이 음주 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구단은 방역수칙을 위반 선수들은 자체 징계, 송우현은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이 조처를 향한 야구팬의 시선도 곱지 않다. 팀 베테랑인 이용규는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고, 남은 시즌을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용규는 "아무래도 관중도 없기 때문에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다. 더 파이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박병호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고, 어린 선수들도 잘 따라주고 있다"라고 했다. 애써 나서지 않아도 한 달 동안 일어난 일련의 불미스러운 일을 통해 선수단 내 경각심이 생겼다고 본다. 이용규는 "현재 상황을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있다. 나도 프로야구 선수로서 야구팬과모든 분께 죄송하다. 아직 (안 좋은 소식이 드러난 지) 한 달도 안 지났지만, 다들 어마어마하게 많을 것을 느꼈을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겠다.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야구하고, 그라운드 밖에서도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국민적 질타를 받은 야구 대표팀을 향한 시선에 대해서도 속내를 전했다. 이용규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주역 중 한 명이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라는 별칭이 있는 선수. 대표팀 생활, 대회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팀 후배 김혜성이 대표팀에 합류하자, 영상 통화로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고. 이용규는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시선에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말을 꺼냈다. 정신력이 아니라 실력이 부족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본다. 그는 "현장에서 뛴 선수들이 누구보다 더 잘 느꼈을 것이다. 개인 기량을 향상시키고,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멤버는 선발진이 좋았고, 타선의 짜임새도 이번 대표팀보다 좋았다고 판단했다. 현재 대표팀이 전력은 더 떨어지는 게 맞지만, 정신력까지 부족한 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경험을 통해 가늠한 도쿄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중압감도 대신 전했다. 이용규는 "미국 등 다른 나라 투수들의 기량이 좋았지만, 초구나 2구에 치기 좋은 공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런데 배트가 나가지 않더라. 기량이 좋은 투수들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 몰리면 타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항상 쫓아가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서다 보니 출루만 생각하는 경향도 있었다. 부담감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라고 돌아봤다. 덮어두고 도쿄 대회 대표팀을 옹호한 게 아니다. 경험이 많은 야구 선수로서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진 기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용규는 프로 야구 구성원으로서 작금의 실태를 인정하고, 현실적인 대처를 통해 야구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조금이라도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13 05:59
야구

NC 방역수칙 위반 날갯짓이 도쿄올림픽 노메달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일으킨 날갯짓이 도쿄올림픽 노메달로 이어졌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졌다. 6-5로 앞선 8회 등판한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이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4개를 맞고 5실점 했다. 패전투수가 된 오승환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고개 숙였다. 오승환은 이번 대회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올 시즌 세이브 1위(27개)를 달리고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로 발탁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8일 KBO리그를 강타한 코로나19 감염 여파가 그를 도쿄로 가게 하였다. 당시 NC 다이노스의 서울 원정 숙소에서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왔고, 전수 검사 결과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등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역수칙을 어긴 것이 드러났다. 밤늦게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것이 알려지면서 야구팬들의 비판이 커졌다. 그 와중에 도쿄올림픽 명단에 뽑혔던 박민우도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게 밝혀져 대표팀에서 사퇴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사를 계속하다 보니 또 다른 대표팀 선수인 투수 한현희(키움 히어로즈)도 NC 확진 선수와 함께 있었던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것을 밝혀졌다. 한현희도 급하게 자필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한현희 대신 선발된 것이 바로 오승환이었다. 오승환 발탁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2015년 원정도박 문제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개막이 코앞이라 오승환 발탁 논란은 유야무야 넘어갔다. 그리고 4경기에 나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6실점을 기록했다.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9회 초 무사 3루에서 세 타자를 연속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노련함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견제 실수로 1루 주자를 3루까지 보내고, 조별리그 이스라엘전에서는 9회 초 솔로포를 허용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도 보였다. 결국 NC에서 시작된 방역수칙 위반 파동이 야구대표팀이 13년 만에 나간 올림픽에서 노메달로 이어졌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소집된 야구대표팀은 패기와 투지도 잘 보이지 않았다. 강백호(KT 위즈)가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전당했는데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모습이 잡혀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 탈락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선수들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일부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웃고 있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됐다. 이번에는 야구팬들의 응원도 크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유흥 생활이 낱낱이 드러났고 야구팬의 실망이 매우 컸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응원하는 야구팬들도 있었다. 국민청원에는 '야구대표팀이 동메달을 따고 병역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08 11:44
야구

금메달로 속죄? 꿈도 꾸지 마라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결승전. 한국 선수단은 일본을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거두고 도쿄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는다. 쏟아지는 야구팬의 환호와 박수 속에서 ‘프로야구 방역 논란’은 한순간에 잊힌다. 어쩌면 한국 야구계는 바로 이 장면을 바라면서 논란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금메달로 속죄하면 모든 비난이 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 믿으면서. 단호하게 이야기하는데, 완전히 틀린 생각이다. 지난 18일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마음이 많이 무겁다. 지금 조금 힘들지만 좋은 결과를 내 국민의 실망감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과거 프로야구 선수들이 폭행, 승부조작, 음주운전 등 사건·사고를 일으킬 때마다 지도자들이 자주했던 말이 생각났다. "야구장에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서 보답하겠다." 이번에는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잘해서 금메달을 따서 보답하겠다'는 소리로 들렸다. 일명 '야구 보답론'이다. 잘못을 저질러도 야구장에서 잘하기만 하면 그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 감독을 비롯해 많은 야구계 인사들은 이번에도 야구 보답론이 통할 거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진 것처럼, 이 난리통을 한 방에 정리할 수 있는 카드로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13년이나 지난 2021년이다. 그 시절 어른들이 찬양했던 '1등 만능주의'는 구태의연한 유물이 됐다. '잘하니까 괜찮다'란 말은 이제 농담으로도 쓰지 않는다. NC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린 NC 선수 3명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 2명과 지난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서울 강남구 원정 숙소에서 술을 마신 것이 확인됐다. 박석민은 "그 여성들은 지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역 당국 조사 결과 18일 해당 여성들이 지방 구단 선수들이 서울 잠실 원정 경기 때마다 이용하는 호텔에 장기투숙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리고 이 여성들이 지난 4일 오후에는 한화 선수 2명과 만났고, 5일 새벽에는 키움 선수 2명과 만난 사실이 알려졌다. 여자 프로배구에서 '슈퍼 쌍둥이 자매'로 불렸던 이재영과 이다영은 여자 배구대표팀 주축 선수였다. 올 초 이들의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졌다. 그래도 배구계 일부 인사들은 '올림픽 성적을 위해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속팀 흥국생명은 우승을 위해 다음 시즌에 선수 등록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배구 팬들은 이재영과 이다영이 코트로 돌아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프로야구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많다. 음주 뺑소니 사고로 질타받은 강정호는 지난해 키움에 복귀하려고 했다. 그러나 야구팬은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강정호는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런 사례가 있는데도 여전히 '야구 보답론'에 집착하고 있다. 지금 야구팬들이 원하는 건 '금메달'이 아니다. 최고의 성적이 나온다고 해서 이미 무너진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야구계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경찰 수사에 제대로 임해야 한다. 그 과정을 소상히 알려야 한다. 수사 결과 해당 선수들이 잘못한 것이 밝혀진다면 실정법에 맞게 처벌받아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그리고 관계된 구단도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잘못한 선수들과 수뇌부들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선수들과 구단들을 향한 팬의 믿음이 이번 사건을 통해 완전히 무너졌다. 프로야구팬은 원칙을 무시한 채 즐거움을 좇았던 선수들이 거짓말에 급급하고, 이를 감추려고 동조한 구단의 행태를 목도한 후 프로야구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성적이 좋다면 다 사라질, 그저 신기루 같은 논란이자 해프닝이라고 믿는가. 만일 그렇다면 한국 야구에는 답이 없다. 프로야구가 진짜 프로라는 것을 보여줘야 돌아선 팬을 겨우 붙잡을 수 있다. 텅 빈 야구장 관중석에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면, 그때야 뒤늦은 후회를 할 것인가.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20 08:27
스포츠일반

강정호의 지각 사과 “내가 생각해도 이기적이지만…”

강정호는 복귀 이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야구 할 자격이 있는지 수없이 생각했다. 정말 변화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구단이 받아준다면 첫해 연봉을 전액 기부하겠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음주운전 피해자들과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내가 생각해도 (야구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성숙한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4년간 자발적으로 금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정호의 음주운전 사실이 밝혀진 건 3년 반 전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사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 돌아와야 하자 그제야 사과하는 모양새다. 그는 “사과가 늦어진 점, 정말 죄송하다.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다. 구단에서 추가징계를 내리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비난에 대해선 “많은 질타와 비난을 감수하겠다. 더 성숙해지려고 한다. 노력과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용서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내 강정호는 ‘유소년’과 ‘음주운전 피해자’를 언급했다. 그들을 위한 봉사를 언급했지만, 야구를 다시 해야 할 근거로 제시하기 위해 그 둘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강정호는 야구를 다시 하겠다는 게 자신의 욕심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이기적인 생각이다. 그렇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도 이기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범법 행위 뒤에 “야구로 속죄하겠다”며 현장에 복귀해온 야구계 관행이 계속될지, 이번 강정호 사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밖에 없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6.24 07:45
야구

베테랑 캐스터 환영·파워 랭킹 소개, ESPN도 시즌 모드

KBO 리그 중계권을 획득한 미국 매체 ESPN도 시즌 태세에 돌입했다. KBO는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은 미국 내 KBO 리그의 TV 중계 권리를 확보하고, 5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와 NC의 경기를 시작으로 매일 한 경기씩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KBO는 지난 3월에 해외 중계권 대행 사업자를 선정한 뒤, 세계 각국의 방송사와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중계권 문의를 받았고, 협상을 진행했다. 최근 ESPN이 무상 콘텐트 제공을 요청한 사실을 알려지며 논란도 있었다. 미국 내 다른 매체의 질타도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졌고, 시청을 원하는 수요 정도를 파악한 뒤 협상 자세를 바꿨다. 결국 개막에 맞춰 한국 야구가 미국 야구팬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ESPN의 베테랑 캐스터 칼 래비치(55)는 자신의 SNS를 통해 중계 성사 소식을 알리며 "흥분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1986년부터 전문 캐스터로 활동했다. 현재 리뷰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ESPN은 KBO 리그 소속 10구단의 전력과 상황을 분석해 파워 랭킹을 선정하기도 했다. 심도 있는 분석이 엿보인다. 1위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내준 키움이 꼽혔다. 키움의 육성 능력을 소개했고, 박병호와 강정호 등 전직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전력을 주시했다. 팀 색깔이 명확한 탬파베이에 비견하기도 했다. 2019시즌 외인 제리 샌즈의 이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숙제도 전했다. 2, 3위는 한지붕 두 가족인 LG와 두산을 차례로 꼽았다. LG는 외인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위력을 짚었고, 홈팬의 열정이 높은 팀으로 소개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비슷한 팀으로는 LA 다저스를 꼽았다. 밀워키로 이적한 조쉬 린드블럼의 공백도 주시했다. SK는 4위에 올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 일본 무대로 이적한 앙헬 산체스를 언급하며 "현재 SK의 상황은 정상급 투수 개릿 콜과 저스틴 벌랜더를 동시에 잃은 셈이다"고 했다. KT는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5위, NC는 타선의 장타력을 주목하며 6위로 꼽았다. 롯데는 8위다. 아드리안 샘슨, 댄 스트레일리 등 전직 메이저리거가 가세 효과를 짚었다. 주목할 선수도 꼽았다. 리그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NC)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지난 시즌에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1위에 오른 성과를 소개했다. 리그 에이스 양현종(KIA)은 MVP(최우수선수) 투표에서 3위에 오른 점, 경기당 볼넷이 1.6개에 불과한 점을 소개했다.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하성(키움)에 대해서는 "19세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공인구 반발력이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준수한 OPS(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라인업의 중심 타선에 자리할 선수다"며 그가 한국 야구 기대주라는 점은 알렸다. 이외에도 리그 정상급 선수, 외인 타자를 두루 소개했다. 객관적인 사실뿐 아니라 전망과 분석도 세밀한 편이었다. 한국 야구가 생소할 수 있는 미국 야구팬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5 11:18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